삶이 여행이라고? 미련

 멋들어지게 글쓰는 사람 가운데 누군가, 사는 건 여행이라고 말했었다. 머무르는듯 보여도, 얼마만큼은 꼭 여행이라고 그랬다. 과연 그렇다. 사는 건 늘 여행이었다. 긍정도, 부정도 할 수 없는 이상한 여행이었다. 만나고 헤어지고 다시 만나고, 인연이 더 이상 운명처럼 느껴지지 않는 밤이 찾아왔대도, 마음의 한 부분은 둥둥 다른 이름 위를 떠돈다. 한번은 커다란 이야기를 해보고 싶어 우주를 상상했었다. 내가 티끌만큼 줄어들어, 나라는 운동이 더 이상 의미없는, 미약한 흔들림이 되어버린다고 해도, 태양의 주위를 도는 지구를 생각하면, 그 어느 것도 여행하지 않는 것은 없었다. 별의 크기만 다를 뿐, 우리는 어린 왕자처럼 제 몫의 별을 관리하며 우주를 떠도는 셈이니까. 오래만이다. 손을 풀 듯 써보았다. 어차피 아무도 읽지 않을 테니까. 여기다 끄적거려도 되는 거잖아. 여행을 하다가 돌아왔다고 생각해야하나, 아니면 다시 허름한 도시로 여행을 하고 있는 것일까? 나에게 여기, 이 공간은 무엇일까... 괜히 여행자처럼 생각한다. 예나 지금이나 의자에 혼자 앉아서 모니터를 바라보고 돈도 되지 않은, 그러나 이미 꽤나 퇴보해버린 문장를 기록하는 나. 망가진 꿈이라고 쓰고, 애초에 꿈이 존재하지도 않았던 것을 깨닫는다. 짤깍짤깍. 이것은 키보드를 두드리는 소리이다. 짤깍짤깍. 소리는 가득차는데 내용은 텅텅 비어있다. 하긴 비우고 싶었다. 텅텅, 빈 손으로 돌아오고 싶었다. 시인의 시처럼 딱 한 순간 자유롭기를.. 정말 한 순간이기를. 이 짧고 무한한 생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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